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꿈을 꾼다
김태경
헌 옷 같은 표정을 벗어 세탁기에 담는다
팽창했던 그의 얼굴 거품처럼 가라앉고
덜 덜 덜 흔들렸던 하루도
빈방 구석에 눕는다
오늘과 내일과 오늘이 된 내일이 엉켜
한 덩이 불안이던 바깥이 빨아지면
쉼 없이 부품 만지는
녹슨 손도 표백될까
허브향 유연제를 쌓인 빚에 풀어 넣고
너덜대는 미래에 정전기를 없애고 싶다
털어서 쫙 펴진 밤을
방 곳곳에 널어둔다
ㅡ동인지 제9집『빛, 그 너머』 열린시학회, 20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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