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조♠감상해 보자

꿈을 꾼다 /김태경

흐르는 물(강북수유리) 2021. 2. 26. 15: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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꿈을 꾼다

 

김태경

 

 

헌 옷 같은 표정을 벗어 세탁기에 담는다

팽창했던 그의 얼굴 거품처럼 가라앉고

덜 덜 덜 흔들렸던 하루도

빈방 구석에 눕는다

 

오늘과 내일과 오늘이 된 내일이 엉켜

한 덩이 불안이던 바깥이 빨아지면

쉼 없이 부품 만지는

녹슨 손도 표백될까

 

허브향 유연제를 쌓인 빚에 풀어 넣고

너덜대는 미래에 정전기를 없애고 싶다

털어서 쫙 펴진 밤을

방 곳곳에 널어둔다

 

 

 

ㅡ동인지 제9, 그 너머열린시학회, 20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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