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시 동시조♠감상해 보자

할머니가 바늘을 꺼내 들었다 /백민주

흐르는 물(강북수유리) 2021. 4. 3. 16: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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할머니가 바늘을 꺼내 들었다

 

백민주

 

 

할머니는

아무것도 묻지 않고

들썩이는 어깨와 등을 쓸었다.

 

가스러운 그 손이 너무 따뜻해서

펑펑 울었다.

 

니 어릴 적에 심한 장난 하다가

바지에 구멍 나고 양말에 구멍 나면

감쪽같이 꿰매 주던 것 기억 안 나나?

 

할매가 니 구멍 난 마음 하나

못 꿰맬 줄 아나?

걱정 마라.

새것같이 꿰매 줄끼다.

 

 

ㅡ동시집『할머니가 바늘을 꺼내 들었다』(책내음, 202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