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1 다시 필사 시

<시조>우편함 /이송희

흐르는 물(강북수유리) 2021. 5. 4. 15: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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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편함

 

이송희

 

 

몇 년째 그녀 방엔 고지서만 쌓여갔다

전기세와 가스비에 혼잣말과 한숨까지

우표도

안 붙인 안부들이

먼지처럼 쌓인다

 

실시간 부는 바람이 창문을 두드리자

창 틈새로 들어오는 시큼한 울음소리

 

서서히 그리운 것들을

가슴에 넣을 때다

 

먼지 낀 거울 속에는 헝클어진 문장들

말을 잃은 노인이 우두커니 앉아 있다

오늘도 침묵 하나가

고딕체로 늙어간다

 

 

 

ㅡ시조집 수많은 당신들 앞에 또 다른 당신이 되어(시인동네, 2020)

2021541549분 화요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