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1 다시 필사 시

<시조>다시 쓰는 자술서 ―四季 /김성애(2021 제11회 천강문학상 시조부문 우수상)

흐르는 물(강북수유리) 2021. 5. 3. 18: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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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1 11회 천강문학상 시조부문 우수상>

 

다시 쓰는 자술서

四季

 

 

김성애

 

 

1.섣달

외로움이 가득한 당신의 일대기처럼 온기 없는 마른 사랑 입술에 고여 있네 시간은 바지랑대에서 마디숨을 내쉬고

 

 

2.SNS

바람의 딸꾹질에 흉터 넓게 불거져서 새새틈틈 박힌 말로 신경을 긁어 댄다 잘 익은 단풍잎들이 무더기로 지는데

 

 

3.몽돌해변

당신이 보내 주신 문자를 지운 저녁, 손가락 뭉개지고 손바닥만 이리 남아 흰 파도 아우성 위에 펼쳐놓은 물의 시

 

4.탁상달력

바투 잡은 어둠이 날뛰며 짖어대지만 흐르는 해와 달을 말뚝에다 묶어놓고 충혈된 수많은 슬픔 온몸으로 되읽는

 

 

 

11회천강문학상 수상작품집(경남, 2021)

2021531845분 화요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