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조♠감상해 보자

붉은 피에타 /류미야

흐르는 물(강북수유리) 2021. 5. 8. 20: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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붉은 피에타

류미야


사랑하는 모든 것은 서쪽으로 떠났다
쓸리는 상처에 온통 마음이 기울듯
하루가 멍드는 자리
눈시울이 붉다

왼편 심장 가까이 사연을 문지르고픈
누군가의 사모思慕로 생의 저녁은 온다
서녘에 사무치는 건
어린 양이 되는 일

상처를 빨아주던 네 살 적 어머니가
따뜻한 붉은 혀로 시간을 핥으신다
무릎을 내어주시는 나의 서쪽
어머니



ㅡ시집『아름다운 것들은 왜 늦게 도착하는지』(서울셀렉션, 20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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