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조♠감상해 보자

두통약을 먹으며 /류미야

흐르는 물(강북수유리) 2021. 5. 8. 20: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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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통약을 먹으며

 

류미야

 

 

우리 엄마 가시고 유품 정리하는데요,

다 낡은 손지갑서 알이 쏟아졌어요

분홍빛 눈물 모양의

지끈거리는 알들

 

다른 것 다 보내도 그 알들 못 버렸어요

먼 데 날아가버린 어린 날개를 그리며

끓이고 품은 그 가슴 지울 수 없었어요

 

불 꺼진

지갑에서

재봉틀 소리

들려요

 

생의 바퀴를 굴려

밥내 잣던 어머니,

 

아직도 저린 이마에

걱정 맺으시나 봐요

 

 

 

ㅡ시집『아름다운 것들은 왜 늦게 도착하는지』(서울셀렉션, 20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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