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28x90
두통약을 먹으며
류미야
우리 엄마 가시고 유품 정리하는데요,
다 낡은 손지갑서 알이 쏟아졌어요
분홍빛 눈물 모양의
지끈거리는 알들
다른 것 다 보내도 그 알들 못 버렸어요
먼 데 날아가버린 어린 날개를 그리며
끓이고 품은 그 가슴 지울 수 없었어요
불 꺼진
지갑에서
재봉틀 소리
들려요
생의 바퀴를 굴려
밥내 잣던 어머니,
아직도 저린 이마에
걱정 맺으시나 봐요
ㅡ시집『아름다운 것들은 왜 늦게 도착하는지』(서울셀렉션, 2021)
'시조♠감상해 보자' 카테고리의 다른 글
봄이 오면 /최임혁 (0) | 2021.05.08 |
---|---|
백년추어탕 /류미야 (0) | 2021.05.08 |
그래서 늦는 것들 /류미야 (0) | 2021.05.08 |
붉은 피에타 /류미야 (0) | 2021.05.08 |
메아리 /홍성란 (0) | 2021.05.07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