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조♠감상해 보자

월하정인* /박성민

흐르는 물(강북수유리) 2021. 5. 18. 21:05
728x90

월하정인*

 

박성민

 

 

첫날밤 창호지 손톱 같은 달이오

가만히 호롱불로 그대 안부 묻는 밤

조붓한 입술을 열어 맑은 눈빛 보내주오

 

손닿을 거리에서 울먹이던 밀어들

내 그대 무릎연적에 밤새도록 담기리니

흐릿한 달빛에 적셔 내간체를 쓰려오

 

사랑은 어쩌면 담장 아래 그늘인가

그대는 마른 잎으로 늘 아프게 돋아나니

오래된 나의 병 속에 당신을 심겠소

 

 

*신윤복의 월하정인

 

 

 

―시조집『어쩌자고 그대는 먼 곳에 떠 있는가』(문학의전당, 2020)

'시조♠감상해 보자' 카테고리의 다른 글

작명의 즐거움 /이정록  (0) 2021.05.20
격렬비열도* /박성민  (0) 2021.05.18
배꼽 /박성민  (0) 2021.05.18
두루마리의 시간 /정지윤  (0) 2021.05.18
날, 세우다 /정지윤​  (0) 2021.05.1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