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월하정인*
박성민
첫날밤 창호지 손톱 같은 달이오
가만히 호롱불로 그대 안부 묻는 밤
조붓한 입술을 열어 맑은 눈빛 보내주오
손닿을 거리에서 울먹이던 밀어들
내 그대 무릎연적에 밤새도록 담기리니
흐릿한 달빛에 적셔 내간체를 쓰려오
사랑은 어쩌면 담장 아래 그늘인가
그대는 마른 잎으로 늘 아프게 돋아나니
오래된 나의 병 속에 당신을 심겠소
*신윤복의 월하정인
―시조집『어쩌자고 그대는 먼 곳에 떠 있는가』(문학의전당, 20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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