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금은♠시를 읽어야 할 시간

꽃무릇 시학 /허자경

흐르는 물(강북수유리) 2021. 6. 3. 09: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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꽃무릇 시학

 

허자경

 

 

산사의 가파른 언덕길

붉은 여승이 산다

 

선홍빛 기도를

온몸으로 풀어내는 그는

노을빛 눈시울로

나를 맞이한다

 

속세의 업으로

밤을 지새우다 붉어진

푸른 넋

백년동안 하늘을 우러러

속죄하며

 

경전 속으로 걸어간다

피빛보다 더 붉게,

 

 

 

―시집『엉겅퀴의 여자』(예맥, 20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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