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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게 섬이 생겼다
이숙경
어쩌면 저 섬을 가질 수도 있겠다
여러 해 눈여겨봐도 찾는 이 하나 없는
그 안이 너무 궁금해 정박한 배 타려 한다
빈 섬을 채우려는 요사이 들떠있다
까다로운 법 따위 모르는 건 다행인 일
바다를 가로지른 생각 이미 섬에 닿았다
더불어 지낼 사람 덩달아 따라오면
나무와 새 풀꽃은 그 손에 맡기리라
지켜줄 짐승도 몇 마리 수풀에 풀어야지
나달나달 분 단위로 쪼개어 사는 나날
자질구레한 마음의 짐 물에다 벗어두고
어서 와 정히 취하며 저 섬이 날 부른다
―『청라 vol.1』(책만드는집, 20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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