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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신은 참
권영오
당신은 참 아늑한 품을 가졌습니다.
볕 좋은 조약돌을 잠시 잡았을 뿐인데
손보다 눈시울이 먼저 가슴인 듯 엡니다
봄볕과 흔들리는 풀잎 같은 바람과
유장하게 흘러내리는 강물 모두가
사랑을 만들어내는 소품인 듯 행복했습니다.
나또한 당신을 위한 소품이라면 좋겠습니다.
손끝에 걸리는 한 조각 건반이거나
식사 후 입술을 닦는 티슈라도 좋겠습니다
당신이 가진 품은 참으로 아늑하여서
넌지시 눈길만 한 줄 얹어두어도
아득한 하늘 흘러가는 강물을 보겠습니다
―『청라 vol.1』(책만드는집, 20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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