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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 저녁에
이경임
거기, 너 앉아서 하염없는 노을이다
떠나는 사람 향해 무릎 꿇던 간곡함이
이 저녁
미동도 없는 어둠으로 스며든다
거기, 너 앉아서 하염없는 어둠이다
꽃망울 터지는 소리 아프게 들으며
저만치
멀어져 가는 숨결을 짐작한다
거기, 너 앉아서 하염없는 슬픔이다
목젖을 짓누르는 눈물이 시가 되는
이 슬픔
견뎌보기에 참 괜찮은 저녁이다
―『청라 vol.1』(책만드는집, 20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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