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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장 난 시계 안에는 고장 난 시간이 없다
민병도
소풍이 끝났는가 시계가 멈춰 섰다
째깍째각 함께하던 시간의 간이 숙소
은밀한 나와의 약속, 아랑곳하지 않는다
고장 난 시계에는 시간의 흔적이 없다
눈물의 그리움도 숨 막히던 꽃도 지고
솔개가 정지 비행하던 들판처럼 적막하다
제 갈길 물고 날던 흰나비가 어디 갔나
어머니 가신 방에 영정사진 환하지만
고장 난 시계 안에는 고장 난 시간이 없다
―『정형시학』(2021, 여름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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