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조♠감상해 보자

가시리 /임채성

흐르는 물(강북수유리) 2021. 7. 14. 08: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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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시리

 

임채성

 

 

그대 빈 들녘에도 사월의 산담이 있어

가시밭 한뎃길에 나를 두고 가시나이까

곶자왈, 곡자왈 같은

뙈기밭도 못 일군 채

 

조랑말 뒷발질보다 사람이 더 무섭다고

행기머체 찾아가는 갑마장길 오십 리에

따라비 따라비오름

바람만 우~ 따라오네

 

막으려고 쌓으셨나, 가두려고 두르셨나

긴 잣성 허물어도 해제 못한 소개령

억세게 머리 센 억새

기다림은 끝이 없네

 

하늘빛이 깊을수록 그리움도 살찐다는

태우리 눈빛 뜨거운 가시리 가을 앞에

사려도 사리지 못해

타래지는 내 사랑아

 

 

 

―『정음시조』 (2021. 제3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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