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28x90
대추나무 꽃
나병춘
대추나무는
게으르기 짝이 없다
봄에는 가장 늦게
새 연두 잎사귈 피운다
쬐끄만 꽃들은
보일락 말락
향기도
풍길락 말락
하지만 추석 무렵에 보면
태풍 장마도 이긴 싱싱한 열매들
태양의 힘을 뽐내듯
제법 토실 토실하다
작은 꼬추가 맵다더니
호동그란 대추 알맹이 속에
해와 달, 무수한 별들이
반짝반짝 숨쉬고 있다
―시화집『꽃』(한국시인협회, 2020)
'지금은♠시를 읽어야 할 시간' 카테고리의 다른 글
칸나가 피는 오후 /이이화 (0) | 2021.07.23 |
---|---|
뷰 포인트 /이현승 (0) | 2021.07.23 |
반구대 암각화 /이강하 (0) | 2021.07.21 |
구름 /윤은영 (0) | 2021.07.21 |
당신이 지나간 자리 /김지명 (0) | 2021.07.21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