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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람의 흔적
문수영
기다리지 않아도 아무 때나 바람 분다
눈 감고 있을 때 가볍게 책장 넘기며
어제를 날려보낸다, 다 읽지도 않고
내 마음 들킬까 봐 못으로 조였는데
깊숙이 감추어진 부드러움도 들춰낸다
바람이 지나간 자리, 서정시 한 편
더운 입김 불어넣어 겨울을 멀리 보내고
언 땅이 녹을 때 꿈틀거리는 나뭇가지
싹 트고 꽃이 피는 건 모두 바람의 흔적
―시집『뭍으로 눕는 길』(목언예원, 20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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