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조♠감상해 보자

바람의 흔적 문수영

흐르는 물(강북수유리) 2021. 8. 3. 11: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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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람의 흔적

 

문수영

 

 

기다리지 않아도 아무 때나 바람 분다

눈 감고 있을 때 가볍게 책장 넘기며

어제를 날려보낸다, 다 읽지도 않고

 

내 마음 들킬까 봐 못으로 조였는데

깊숙이 감추어진 부드러움도 들춰낸다

바람이 지나간 자리, 서정시 한 편

 

더운 입김 불어넣어 겨울을 멀리 보내고

언 땅이 녹을 때 꿈틀거리는 나뭇가지

싹 트고 꽃이 피는 건 모두 바람의 흔적

 

 

―시집『뭍으로 눕는 길』(목언예원, 20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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