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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녀상
양점숙
비워둔 그 옆 의자 깃기바람에도 뼈저리고
쇠말뚝을 박아도 헛말에 귀 울어도
그 소녀 단발머리는 찰랑찰랑 올이 곱다
사죄의 말 듣지 못한 무명적삼 솔기마다
웅크린 어머니처럼 바스러진 눈물자국
소녀는 꽃으로 붉는 노을 속의 그날처럼
꼭 쥔 손 풀지 못한 열일곱의 눈 속에
영혼의 울음 곱던 나비는 날아가고
그림자 그마저 지운 섬 하나를 품는다
* 일본 대사관 앞에 있는 위안부 소녀상
―시조집『바라만 봐도 탑이 되는』(고요아침, 20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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