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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리밥
최은지
날아온 옥빛 물결 가파도를 굴린다
청보리 쓰다듬는 벚꽃 잎 나풀대고
도시락 낯 붉히던 꽁보리 여기까지 따라왔다
고창에서 청산도로 숨차는 보릿고개
술 넣은 보리떡이 묵은 체증 훑어내려
어머니 잃으신 입맛 다시 찾아 출렁인다
꽉 여문 낱알들이 전설처럼 떠나가고
초록빛 옅어지며 적막으로 입마를 때
보리쌀 치대는 소리 내 입맛도 열린다
―『좋은시조』(2021, 가을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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