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조♠감상해 보자

보리밥 /최은지

흐르는 물(강북수유리) 2021. 11. 6. 20: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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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리밥

 

최은지

 

 

날아온 옥빛 물결 가파도를 굴린다

청보리 쓰다듬는 벚꽃 잎 나풀대고

도시락 낯 붉히던 꽁보리 여기까지 따라왔다

 

고창에서 청산도로 숨차는 보릿고개

술 넣은 보리떡이 묵은 체증 훑어내려

어머니 잃으신 입맛 다시 찾아 출렁인다

 

꽉 여문 낱알들이 전설처럼 떠나가고

초록빛 옅어지며 적막으로 입마를 때

보리쌀 치대는 소리 내 입맛도 열린다

 

 

 

―『좋은시조』(2021, 가을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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