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넙치
이재훈
이른 비가 하늘을 덮는다.
바닥에 납작 엎드린다.
물의 더미에 몸을 맡긴다.
세상 풍조가 살결에 새겨진다.
퍼덕이며 헤엄쳐본다.
수면 바깥의 풍경을 상상한다.
포유류와 호모사피엔스의 세계.
아가미 잃은 어미가 수면에 떠 있다.
하늘에 속한 사람은 누구일까.
모든 배후에 바람이 있다.
만져야 하고 맡아야 하는 바람이
물속까지 숨을 불어넣는다.
유신론의 시대가 오고 있다.
―시집『생물학적인 눈물』(문학동네, 20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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