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금은♠시를 읽어야 할 시간

읽었구나! /양애경

흐르는 물(강북수유리) 2021. 12. 25. 18: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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읽었구나!

 

양애경

 

 

혜린이니 다혜니 하루에도 서너 건씩

비아그라 성인 음란광고가 이메일에 쌓여서

스팸신고 하다 하다 못해

5년 만에 답장을 했다

 

“저는 육십이 다 된 여자예요. 정력제 광고는 그만해주세요.”

그 뒤, 이메일 제목이 달라졌다

 

비아그라 / 여성흥분약품 프리미엄 성인쇼핑몰 해외직수입 정품

 

아직 ‘여성흥분약품’이 남았구나, 그렇다면

“육십이 넘었다니까요.”

이렇게 다시 답장을 해야 하나, 하다가

 

그나저나 신통방통하다

내 답장을 읽었구나!

 

누굴까 그 사람.

 

 

 

―시집『읽었구나!』(현대시학, 20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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