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금은♠시를 읽어야 할 시간

나의 할아버지 /안재덕

흐르는 물(강북수유리) 2022. 1. 7. 11: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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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의 할아버지

 

안재덕

 

 

 서산에 해 떨어지자

 볏단 한 짐 지고

 덜거덕거리는

 소달구지 앞세워 걷는다

 

  “타고 가세요

  “에이어떻게 타고 가

 지도 하루 종일 일했는데

 

 소가 우리에 들어서자마자

 가마솥 열어 푹 삶은 여물

 퍼 나르기 바쁘다

  “오늘 고생 많았다 많이 먹어라

 별식으로 쌀겨 한 바가지

 여물통에 부어 준다

 

 껄껄껄 웃으며

  “이놈이 우리 집 재산 1호지

 자식이나 별반 다를 게 없어

 

 고단했던 하루도 껄껄껄 웃는다

 

 

 

― 시집『땅따먹기』(도서출판 현자, 20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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