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금은♠시를 읽어야 할 시간

발자국 /안재덕

흐르는 물(강북수유리) 2022. 1. 7. 13: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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발자국

 

안재덕

 

 

어릴 적

석공은 강 모퉁이 바위를 쪼아

동네 어르신들 이름 석 자를 새겨 놓았다

 

아버지는 오일장 다녀오시며

본인 이름을 찾아내어 어루만졌다

 

도로가 나고 폭발음에

흩어져버린 자랑스러운 이름들

 

구조라 백사장

청춘남녀가 남긴 발자국

연신 파도가 밀고 당기며 지우고 있다

 

당대도 못 지키는 이름들

나는 어디에 내 발자국을 새겨 둘까

 

 

 

― 시집『땅따먹기』(도서출판 현자, 20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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