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발자국
안재덕
어릴 적
석공은 강 모퉁이 바위를 쪼아
동네 어르신들 이름 석 자를 새겨 놓았다
아버지는 오일장 다녀오시며
본인 이름을 찾아내어 어루만졌다
도로가 나고 폭발음에
흩어져버린 자랑스러운 이름들
구조라 백사장
청춘남녀가 남긴 발자국
연신 파도가 밀고 당기며 지우고 있다
당대도 못 지키는 이름들
나는 어디에 내 발자국을 새겨 둘까
― 시집『땅따먹기』(도서출판 현자, 20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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