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28x90
돌멩이
안재덕
“객지 생활하더라도 고향 돌 하나쯤 가지고 살면 좋아”
신문지에 돌돌 말아온
평범한 돌 하나 꺼내는 아버지
저 하찮은 돌에도
고향의 햇살과 흙냄새가 깃들어 있다
“아버지 하루 더 묵고 가세요”
“소 밥 줘야 되는데, 옆집에 부탁해 놓기는 했지만ⵈ”
자식 옆에 하루라도 더 머물고 싶은 아버지는
푸근한 나의 고향이다
도시락 들고 하나 업고 안고
버스와 배 타고 도착한
가족 생기고 처음 소풍을 간 마산 도섬
그곳에서 즐거운 기억 하나 들고 왔다
내 가슴에 돌돌 싸여 있는
고향 돌멩이 같은
그런 소중한 기억들이 몇 개나 될까
신문지에 싸여 나를 찾아온
고향 돌멩이를 바라보며 생각한다
사소한 그리움이
고향 돌멩이가 되어 나를 붙들고 있다
― 시집『땅따먹기』(도서출판 현자, 2021)
'지금은♠시를 읽어야 할 시간' 카테고리의 다른 글
발자국 /안재덕 (0) | 2022.01.07 |
---|---|
나의 할아버지 /안재덕 (0) | 2022.01.07 |
구두 속에 아이가 산다 /신원석 (0) | 2022.01.07 |
시인 지망생 /신원석 (0) | 2022.01.07 |
11월 /이상길 (0) | 2022.01.06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