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금은♠시를 읽어야 할 시간

나는 매일 마당을 쓴다 /김필녀

흐르는 물(강북수유리) 2022. 2. 23. 18: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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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매일 마당을 쓴다

 

김필녀

 

 

새벽마다

어슴푸레 들려오던

아버지의 고른 비질 소리

어머니의 태안에서부터 듣던 자장가였다

 

어둑한 저녁이 오면

동네 어르신들이 모인 사랑방에서

낭랑하게 들려오던 책 읽는 소리

시를 쓰는 디딤돌이 되었다

 

일정한 리듬을 타고 들리던

싸라락 싸라락, 싸리비 소리

운율에 맞추어 흥겹게 낭송하시던

심청전 흥부전 옥단춘전

 

내 안에 더께 진 먼지 쓸어내듯

어설픈 몸짓으로

나는 매일 마당을 쓸고

책을 읽고 글을 쓴다

 

 

 

ㅡ시집『호수는 늘 하늘을 품고 살아도』(한빛, 20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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