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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로쇠나무
남연우
경칩 전후 마신 첫물
부르튼 입가 먼저 축이지
통나무집 여인숙
염치없이 잠든 손님들
나가달라, 흔들어 깨우지
삭풍 견디느라 후줄근해진
관절통이나 다스리지
뇌척수액 흘러든 정수리에
연두색 새봄 깃발, 냉큼 틔우지
오지랖도 병이라서
아픈 생살 후벼 호스 끼우고
수액 주머니 찬
환자 이름, 고로쇠
병실, 지리산 800-1400고지
한 됫박 남은 마중물로
후유증 다스리는 회복기
저, 아스라한 직립 의지
―『시와소금』(2022, 봄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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