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시 동시조♠감상해 보자

품 /고윤자

흐르는 물(강북수유리) 2022. 4. 30. 10: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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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윤자

 

 

꼭대기

큰 바위 하나

 

제일

높은 곳에 있어서

“에헴!” 하고 앉아 있는 줄 알았는데

 

아녜요. 아냐.

제 몸도 무거울 텐데

엉덩이를 슬쩍,

들어

 

풀 몇 포기라도

뿌리내려 꽃 피우라고

조막만 한 귀퉁이 땅

내어준 걸 보았어요.

 

여린 풀꽃의 품이 되어

비바람 막아 주는 걸 보았어요.

 

 

 

―동시집 『꽃씨 봉투 열던 날(별밭동인지)』(아동문예, 202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