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술적심
오탁번
혼자 아침을 먹는데
국어교사를 하는 옛 제자한테서
오랜만에 전화가 온다
술적심도 없이
쥐코밥상으로 아침 때운다며
엄살을 떠니까
어마나, 아침부터 술 생각나느냐며
호호 웃는다
지금 무슨 말을 하는 거야?
나는 마른입을 쩝쩝 다신다
술적심은 술이 아니라
숟가락을 적실 국이나 찌개 같은
국물 있는 음식이야!
또박또박 가르쳐 줬는데도
또, 어마나, 호호 웃는다
이놈 넌 F다!
ㅡ시집 『비백飛白』(문학세계사, 20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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