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28x90
지상에서 천국까지
고두현
소변기가 세 개 있다.
몇 발짝 더 가서 세 번째 앞에 선다.
첫 번째는 너무 많은 세례를
받았으므로 비워 두고
버스에서 타고 내릴 때
문 앞자리는 비워 둔다.
나보다 급한 사람
금방 타고 내릴 것 같아
공원묘지 봉분이 여럿 있다.
입구에서 가장 먼 곳까지 가 눕는다.
걸음 늦어 천국에 지각할
뒷사람을 생각하며.
ㅡ『현대시학』(2022, 3-4월호)
'지금은♠시를 읽어야 할 시간' 카테고리의 다른 글
문득, 나비 /최연수 (0) | 2022.05.18 |
---|---|
돼지 키우기 /마경덕 (0) | 2022.05.13 |
술적심 /오탁번 (0) | 2022.05.13 |
산수유 그 여자 /홍해리 (0) | 2022.05.11 |
화살나무 사랑을 추억하네 /나고음 (0) | 2022.05.11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