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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침번 찔레꽃
조영자
오월 들녘 난바다 배 대신 오름이 떴네
반달이 끄는 데로 끌려가던 LST함정
강원도 어느 골짜기 찔레꽃을 피웠네
군모에 작대기 하나 갓 스물 내 아버지
첫사랑 숨비소리 테왁에 띄워놓고
한쪽 눈 어디 바쳤나, 불침번을 섰었네
남은 건 참전용사증, 비석에도 못 올린 거
소주병에 피워내신 가시 돋힌 한 세상
그 봉분 산담도 없이 뻐꾹소리 들리네
―『시와소슴』(2020, 여름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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