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발인
허향숙
임실 깊은 산골짝에서 태어난 그녀가
작고 여려 내세울 이름조차 없던 풀꽃 같은 그녀가
깊고 푸른 사내 만나 열 자식 키우며 억세진 그녀가
한 세월 억척 피우며 그악스럽던 그녀가
서리 맞은 풀포기 밟으며 가네
임실댁이었다가 통영댁으로
한때는 풍성한 어장이기도 했을
저 빈약한 젖무덤 풀어 놓고
뉘엿뉘엿 바다를 향해 가고 있네
ㅡ 『시와사람』(2022, 봄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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