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금은♠시를 읽어야 할 시간

발인 /허향숙

흐르는 물(강북수유리) 2022. 7. 19. 19: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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발인

허향숙


임실 깊은 산골짝에서 태어난 그녀가

작고 여려 내세울 이름조차 없던 풀꽃 같은 그녀가

깊고 푸른 사내 만나 열 자식 키우며 억세진 그녀가

한 세월 억척 피우며 그악스럽던 그녀가

서리 맞은 풀포기 밟으며 가네

임실댁이었다가 통영댁으로

한때는 풍성한 어장이기도 했을

저 빈약한 젖무덤 풀어 놓고

뉘엿뉘엿 바다를 향해 가고 있네
 

 

ㅡ 『시와사람』(2022, 봄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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