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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부 시계
김종관
아담이 아내를 너무 사랑한 나머지
“이는 내 뼈 중의 뼈요 살 중의 살이라”란 시를
인류 최초로 짓고
선악과 문제로 다퉜다
태초부터
부부는 맞지 않았다
남편은 아내 보고 맞추라 하고
아내는 남편에게 맞추라 한다
큰 바늘 작은 바늘이
똑딱똑딱 초침을 낳고 살다
늙은 시계가 된다
일 년에 한두 번 명절날이면
자녀들이 손님처럼 찾아와
건전지 밥을 넣어주고 간다
―계간『시애계』(2020, 여름호)
―시집『부부 시계』(詩와에세이, 20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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