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편집의 방식
이송희
떠도는 말을 모아 폴더에 담았지
연관된 검색어로 열과 줄을 맞춘 방
억지로 끼워 넣었던 웃음은 삭제했어
가식적인 인사로 가까워진 우리에겐
몇 차례 공유한 밤이 메모리에 가득했지
하늘은 눈치도 없이 초롱초롱 빛났어
쌓여가는 서류 틈에 납작해진 인사보고
적당히 어순을 바꿔 파일을 압축한 후
구겨진 표정 하나를 휴지통에 넣었어
―『시조21』(2022년 봄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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