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조♠감상해 보자

편집의 방식 /이송희

흐르는 물(강북수유리) 2022. 9. 22. 10:22
728x90

편집의 방식

 

이송희

 

 

떠도는 말을 모아 폴더에 담았지

연관된 검색어로 열과 줄을 맞춘 방

억지로 끼워 넣었던 웃음은 삭제했어

 

가식적인 인사로 가까워진 우리에겐

몇 차례 공유한 밤이 메모리에 가득했지

하늘은 눈치도 없이 초롱초롱 빛났어

 

쌓여가는 서류 틈에 납작해진 인사보고

적당히 어순을 바꿔 파일을 압축한 후

구겨진 표정 하나를 휴지통에 넣었어

 

 

 

―『시조21』(2022년 봄호)

'시조♠감상해 보자' 카테고리의 다른 글

저 나무가 우는 법 /이현정  (1) 2022.09.29
서 있는 詩 /신필영  (0) 2022.09.24
흑산도 /임채성  (0) 2022.09.20
눈빛의 시대 /정병삼  (0) 2022.09.15
이불에 대한 소고小考 /곽종희  (0) 2022.09.1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