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조♠감상해 보자

흑산도 /임채성

흐르는 물(강북수유리) 2022. 9. 20. 09: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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흑산도

임채성

 

 

눌러 쓴 문장들이 포말로 흩어진다

거세당한 홍어가 꿰미에 걸린 저녁

한사리 먹빛 바다가

달을 집어삼킨다

 

투망질 같은 상소에도 서울은 멀고멀어

검질긴 겨울 숲에 초록을 덧씌우며

바람에 붓끝을 세워

파도를 재우는 섬

 

어디나 끝점이란 돌아서면 시작이다

포구마다 홰를 치는 바닷새 울음 따라

날치 떼 잠을 잊은 채

물마루를 넘는다

 

소인 없는 답신처럼 새벽이 오려는가

노송의 그림자가 난바다로 드리울 때

스칠 듯 내리는 별빛

해배解配의 길 열고 있다

 

ㅡ<2022 제7회 백수문학 수상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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