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흑산도
임채성
눌러 쓴 문장들이 포말로 흩어진다
거세당한 홍어가 꿰미에 걸린 저녁
한사리 먹빛 바다가
달을 집어삼킨다
투망질 같은 상소에도 서울은 멀고멀어
검질긴 겨울 숲에 초록을 덧씌우며
바람에 붓끝을 세워
파도를 재우는 섬
어디나 끝점이란 돌아서면 시작이다
포구마다 홰를 치는 바닷새 울음 따라
날치 떼 잠을 잊은 채
물마루를 넘는다
소인 없는 답신처럼 새벽이 오려는가
노송의 그림자가 난바다로 드리울 때
스칠 듯 내리는 별빛
해배解配의 길 열고 있다
ㅡ<2022 제7회 백수문학 수상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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