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조♠감상해 보자

또 불은 누가 켤까 /우아지

흐르는 물(강북수유리) 2022. 12. 26. 18: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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또 불은 누가 켤까

 

우아지

 

 

어머니 떠나신 방 물음표가 앉아 있다

혼잣말이 다닥다닥 말라붙은 부엌 바닥

나팔꽃 저물어 갈 때

고봉밥이 피어난다

 

유마경 외고 있는 구순의 울 아버지

고양이 밥그릇은 다 저녁 소일거리

하루가 문 닫아걸면

눈을 뜨는 뭇별들

 

아랫목 이불 덮고 누워서 쓰던 일기

지금은 작은 몸집 등 굽은 대들보 아래

효도를 다짐한 일기장

내 유년이 다가선다

 

 

 

―시집『또 불은 누가 켤까』(신생시선, 20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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