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또 불은 누가 켤까
우아지
어머니 떠나신 방 물음표가 앉아 있다
혼잣말이 다닥다닥 말라붙은 부엌 바닥
나팔꽃 저물어 갈 때
고봉밥이 피어난다
유마경 외고 있는 구순의 울 아버지
고양이 밥그릇은 다 저녁 소일거리
하루가 문 닫아걸면
눈을 뜨는 뭇별들
아랫목 이불 덮고 누워서 쓰던 일기
지금은 작은 몸집 등 굽은 대들보 아래
효도를 다짐한 일기장
내 유년이 다가선다
―시집『또 불은 누가 켤까』(신생시선, 20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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