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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녕, 오늘이여/차창룡
오늘을 보내면 내일이 올까
너무 춥다 수남이 형 떠나는 날
안녕, 이별의 인사가 그립다
이제는 기침도 멈춘 청춘의 각혈아
무덤 하나도 짊어지지 않은 가벼운
뼛가루야, 너 밤새 눈으로 내려
이별은 이토록 미끄럽구나
젊은 햇살마저 주르륵 미끄러져
흔들리는 풍경 소리에 빠지네
사람을 만나는 것이 사랑일 때
사람을 만나는 것이 무섭다
차가운 오늘을 짊어지고 가볍게
벌써 알고 지낸 이처럼 뼛가루는
마른 풀과 친해지는구나
안녕, 손도 흔들지 않는 이별이
두렵지도 않는지, 바람에 휙 날아가
입술이 검게 튼 이끼
뼈만 남은 겨울을 사랑하네
뼈도 못 추릴 이별도 모르는지
안녕, 오늘이여
오늘을 보내면 또 오늘이 올까
- 김용택 엮음 『시가 내게로 왔다 3』(마음산책, 2010)
2010.03.26/오전 10시 5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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