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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른다/김소연
꽃들이 지는 것은
안 보는 편이 좋다
궁둥이에 꽃가루를 묻힌
나비들의 노고가 다 했으므로
외로운 것이 나비임을
알 필요는 없으므로
하늘에서 비가 오면
돌들도 운다
꽃잎이 진다고
시끄럽게 운다
대화는 잊는 편이 좋다
대화의 너머를 기억하기 위해서는
외롭다고 발화할 때
그 말이 어디에서 발성하는지를
알아채기 위해서는
시는 모른다
계절 너머에서 준비 중인
폭풍의 위험수치생성값을
모르니까 쓴다
아는 것을 쓰는 것은
시가 아니므로
(『현대시』 2007년 6월호)
ㅡ시집『눈물이라는 뼈』(문학과지성사, 2009)
- 김용택 『시가 내게로 왔다 3』(마음산책, 2010)
2010.03.26/오전 10시 55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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