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금은♠시를 읽어야 할 시간

고양이가 돌아온 저녁/송찬호

흐르는 물(강북수유리) 2010. 3. 29. 21: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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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양이가 돌아온 저녁/송찬호

 

 

고양이가 돌아오는 저녁,

 

입안의 비린내를 헹궈내고
달이 솟아오르는 창가
그의 옆에 앉는다

 

이미 궁기는 감춰두었건만
손을 핥고
연신 등을 부벼대는
이 마음의 비린내를 어쩐다?

 

나는 처마 끝 달의 찬장을 열고
맑게 씻은
접시 하나 꺼낸다

 

오늘 저녁엔 내어줄 게
아무것도 없구나
여기 이 희고 둥근 것이나 핥아보렴

 

 

 

시집 『고양이가 돌아오는 저녁』.2009. 5. 문학과지성사
2010. 03.26 / 낮 12시 15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