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금은♠시를 읽어야 할 시간

새/박남수

흐르는 물(강북수유리) 2010. 3. 31. 18: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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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박남수


1
하늘에 깔아 논
바람의 여울 터에서나
속삭이듯 서걱이는
나무의 그늘에서나, 새는 노래한다.
그것이 노래인 줄도 모르면서

 

새는 그것이 사랑인 줄도 모르면서
두 놈이 부리를
서로의 죽지에 파묻고
다스한 체온을 나누어 가진다.


2
새는 울어
뜻을 만들지 않고,
지어서 교태로
사랑을 가식(假飾)하지 않는다.


3
-포수는 한 덩이 납으로
그 순수(純粹)를 겨냥하지만,

 

매양 쏘는 것은
피에 젖은 한 마리 새에 지나지 않는다.

 

 


-시선집「한국의 명시」김희보 엮음
 최남선에서 기형도까지 1005편 총수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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