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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날/노천명
대추 밤을 돈사야 추석을 차렸다
이십 리를 걸어 열하룻장을 보러 떠나는 새벽
막내딸 이쁜이는 대추를 안 준다고 울었다
절편 같은 반달이 싸리문 위에 돋고
건너편 성황당 사시나무 그림자가 무시무시한 저녁
나귀방울에 지껄이는 소리가 고개를 넘어 가차워지면
이쁜이보다 찹쌀개가 먼저 마중을 나갔다
(『창변』매일신보출판부. 1945 : 『사슴』―노천명 시전집』.솔 1997)
-(문학과지성사 한국문학선집 1900∼2000. 4편 수록 중 1편)
2010. 03.30 / 아침 6시 50분
끝행
'이쁜이보다 <찹쌀개>가 먼저 마중을 나갔다'
책에 찹쌀개로 인쇄되어 있습니다. 삽살개를 말하는 것 같은데
인쇄가 잘못된 것이 아닌가 싶어 고칠까 하다가 이 작품의 연대가 1945년이라 당시에는 '삽살개' 를 '찹쌀개' 로
부른 건 아닌지 확실한 자신도 없고 또 방언이 아닌가 싶기도 해서 그대로 둡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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