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길
노천명
솔밭 사이로 솔밭 사리오 걸어 들어가자면
불빛이 흘러 나오는 고가(古家)가 보였다
거기―
벌레 우는 가을이 있었다
벌판에 눈 덮인 달밤도 있었다.
흰나리꽃이 향을 토하는 저녁
손길이 흰 사람들은
꽃술을 따 문 병풍의
사슴을 이야기했다.
솔밭 사이로 솔밭 사이로 걸어
지금도
전설처럼―
고가엔 불빛이 보이련만
숱한 이야기들이 생각날까 봐
몸을 소스라침은
비둘기같이 순한 마음에서……
-김희보 엮음『한국의 명시』(가람기획 증보판, 2003)
2011-11-18 / 금요일, 13시 01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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