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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께서 부르시면/신석정
가을날 노랗게 물들인 은행잎이
바람에 휘날려 흔들리듯이
그렇게 가오리다
임께서 부르시면……
호수에 안개 끼어 자욱한 밤에
말없이 넘는 초승달처럼
그렇게 가오리다
임께서 부르시면……
포곤히 풀린 봄 하늘 아래
굽이굽이 하늘 가에 흐르는 물처럼
그렇게 가오리다
임께서 부르시면……
파아란 하늘에 백로가 노래하고
이른 봄 잔디밭에 스며드는 햇볕처럼
그렇게 가오리다
임께서 부르시면……
《동광》24호 (1931. 8) 수록.
-시선집 『한국의 명시』김희보 엮음
<최남선에서 기형도까지 1005편 총수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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