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금은♠시를 읽어야 할 시간

나비 봄을 짜다/김종옥

흐르는 물(강북수유리) 2010. 4. 3. 22: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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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나비 봄을 짜다/김종옥

 


햇빛이 겹겹히 매어놓은 날줄 속으로 나비 한 마리
들락날락 하루를 짭니다


찰그락찰그락 어디선가 베틀 소리 들립니다
그가 짜는 능라인지
화르륵 꽃분홍 철쭉이 핍니다
길 끝에서 언덕으로 언덕에서 산으로 오르는
저 나비,
연둣빛 북입니다


팽팽하던 날줄이 툭툭 끊어집니다
저 붉은 노을
그가 토혈을 하고 있습니다
그 속으로
낙타같이 능라를 진 산들이 지고 있습니다

 


  -<애지>, 2006년, 봄호
08.10.01 / 밤 8시 17분
능라 [綾羅] [명사] 두꺼운 비단과 얇은 비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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