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 읽기·우리말·문학자료>/김소월의 시(詩)

분(紛) 얼굴

흐르는 물(강북수유리) 2010. 4. 13. 09: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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분(紛) 얼굴


불빛에 떠오르는 새뽀얀 얼굴,
그 얼굴이 보내는 호젓한 냄새,
오고가는 입술의 주고받는 잔(盞),
가느스름한 손길은 아른대여라.

검으스러하면서도 붉으스러한
어렴풋하면서도 다시 분명(分明)한
줄 그늘 위에 그대의 목소리,
달빛이 수풀 위를 떠 흐르는가.

그대하고 나하고 또는 그 계집
밤에 노는 세사람, 밤의 세 사람,
다시금 술잔 위의 긴 봄밤은
소리도 없이 창(窓) 밖으로 새여 빠져라


08.02.06/저녁 8시 35분
▷ 호젓한 : [형] 호젓하다. 고요하고 쓸쓸하다.
▷ 아른대여라 : [동] 아른거리다. 눈앞에서 왔다갔다하다.
▷ 줄 그늘 위에 그대의 목소리 : 가야금 등 현악기에 맞추어 부르는 노래를 표현한 대목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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