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 읽기·우리말·문학자료>/김소월의 시(詩)

부부(夫婦)

흐르는 물(강북수유리) 2010. 4. 13. 09: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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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부(夫婦)


오오 안해여, 나의 사랑!
하늘이 묶어준 짝이라고
믿고 살음이 마땅치 아니한가.
아직 다시 그러랴, 안 그러랴?
이상하고 별나운 사람의 맘,
저 몰라라, 참인지, 거짓인지?
정분(情分)으로 얽은 딴 두 몸이라면,
서로 어그점인들 또 있으랴.
한평생(限平生)이라도 반백년(半白年)
못 사는 이 인생(人生)에!
연분(緣分)의 긴 실이 그 무엇이랴?
나는 말하려노라, 아무려나,
죽어서도 한 곳에 묻히더라.


08.0206/ 저녁 6시 27분
▷ 묶어준 : [동] 묶다(관계를 맺어주다)의 활용형.
▷ 별나운 : [형] 별납다(보통 것과 매우 다르다)의 활용형.
▷ 어그점인들 : '어긋난 점인들'을 줄여서 표현한 말.
▷ 한평생(限平生) : [명] 일평생.
▷ 연분(緣分)의 긴 실 : 사람들 사이에서 맺어지는 깊은 관계. 하늘이 베푼 인연. 전설상의 노인인 월하노인(月下老人)이 남녀의 인연을 맺어주는 실. 월하빙인(月下氷人).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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