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 읽기·우리말·문학자료>/김소월의 시(詩)

여수(旅愁)

흐르는 물(강북수유리) 2010. 4. 22. 18: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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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수(旅愁)



유월(六月) 어스름 때의 빗줄기는
암황색(暗黃色)의 시골(屍骨)을 묶어 세운 듯,
뜨며 흐르며 잠기는 손의 널쪽은
지향(指向)도 없어라, 단청(丹靑)의 홍문(紅門)!


저 오늘도 그리운 바다,
건너다 보자니 눈물겨워라!
조그마한 보드라운 그 옛적 심정(心情)의
분결 같던 그대의 손의
사시나무보다도 더한 아픔이
내 몸을 에워싸고 휘떨며 찔러라,
나서 자란 고향(故鄕)의 해 돋는 바다요.

▷ 시골(屍骨) : [명] 죽은 사람의 뼈.
▷ 널쪽 : 홍살문의 붉은 살을 표현한 대목인 듯함.
▷ 홍문(紅門) : 홍살문의 준말. 능(陵)원(園)묘(廟).궁전(宮殿) 등의 정면에 세웠던 붉은 색칠을 한 문. 지붕없이 둥근 기둥 두 개를 세우고 붉은 살을 박은 문.
▷ 사시나무 : [명] 백양(白楊). 버드나무과의 낙엽 활엽 교목. 산 중턱 밑의 화전(火田) 터에 많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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