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 읽기·우리말·문학자료>/김소월의 시(詩)

열락(悅樂)

흐르는 물(강북수유리) 2010. 4. 24. 22: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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열락(悅樂)

 

 


어둡게 깊게 목메인 하늘.
꿈의 품속으로써 굴러나오는
애달피 잠 안오는 유령(幽靈)의 눈결.
그림자 검은 개버드나무에
쏟아져 내리는 비의 줄기는
흐느껴 비끼는 주문(呪文)의 소리.

시커먼 머리채 풀어헤치고
아우성하면서 가시는 따님.
헐벗은 벌레들은 꿈틀일 때,
흑혈(黑血)의 바다, 고목(枯木) 동굴(洞窟).

탁목조(啄木鳥)의
쪼아리는 소리, 쪼아리는 소리.


08.02.16/ 아침 9시 34분
▷ 열락(悅樂) : [명] 기뻐하고 즐거워함.
▷ 개버드나무 : 개울가 버드나무. 버드나무는 버드나무과의 낙엽 교목을 말한다. 높이가 10m 이상이고 잎의 끝이 뽀족하다. 개울가나 들에서 잘 자란다. 버들. 양류(楊柳).
▷ 고목(枯木) : [명] 말라 죽은 나무.
▷ 탁목조(啄木鳥) : [명] 딱따구리. 삼림지대에 살며 암수가 다른 빛깔임. 부리가 송곳처럼 곧고 뾰족하다. 나무를 쪼아 구멍을 내고, 그 속의 벌레를 잡아먹는 익조(益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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