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 상징주의 풍토편
달밤/홀츠
사과꽃 나무가지 뒤로
달이
떠 오른다.
부드러운 선…희미한 그림자를
가느다란 빛이
자갈 속으로 내리붓는다.
소리도 없이…팔락이는 나비
부드런 빛 쐬며…느릿하게…거닐면
저 건너편
세계가 반짝반짝 빛난다.
풀밭과 덤불이 은색으로 빛난다
골짜기가…반짝인다.
멍청스러운 어두움
속에서
달콤한 피리 불고 흐느끼고 환호하며
아아
밤의 나이팅게일이여
내 마음은 부풀어 오른다.
-시선집 『世界의 名詩』김희보 편저
2010-06-08 / 아침 6시 26분
철저하게 자연주의를 제창한 시인 홀츠는 새로운 언어양식과 독특한 스타일의 시형을 창조해 내었다. 그는 산문에서의 보고 형식과 시에서의 표현 형식을 혁명적으로 구별하여, "눈에 보이지 않는 중심 굴대에 떼지어 있는 불규칙하게 나누어진 행"을 자신의 시작(詩作)에서 실천하였는데 이 '달밤'에서 그것을 볼 수 있다. 내용은 인상파 스타일의 근대성이 짙게 배여 있다.(책에서 인용)
고무신/장순하
눈보라 비껴 나는
全 - 群 - 街 - 道
퍼뜩 차창으로
스쳐가는 인정(人情)아!
외딴집 섬돌에 놓인
하 나 둘 세 켤레 |
-시선집 『한국의 명시』김희보 엮음
<최남선에서 기형도까지 1005편 총수록>
시각적인 요소를 끌어들여 따뜻한 인정미를 노래한 현대 시조.
* 네모 : 섬돌.
* 하나 : 시커먼 남자 고무신.
* 둘 : 작은 아기 고무신.
* 세 켤레 : 흰 여자 고무신.
* 全 - 群 - 街 - 道 : - 표는 차가 줄지어 달리는 모습일 수도 있고, 스쳐 지나가는 먼 여정의 느낌일 수도 있다.
(책에서 인용)
아지랑이/이영도
어루만지듯
당신 숨결
이마에 다사하면
내 사랑은 아지랑이
춘삼월 아지랑이
장다리
노오란 텃밭에
나비
나비
나비
나비
*1966년에 이 작품이 발표되자 여러 가지면에서 주목을 끌었다. 사랑을 예찬한 평시조, 시조의 형태에 모더니즘의 표현 기법을 도입하여 시각적 효과를 노리고 있다. 사랑을 아지랑이에 비기고 있다.(책에서 인용)
-시선집 『한국의 명시』김희보 엮음
<최남선에서 기형도까지 1005편 총수록>
내용이 아니라 형식에서 연상이 되어 옮겨 보았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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