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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두화와 수국, 백당나무(꽃 이야기)

흐르는 물(강북수유리) 2011. 7. 14. 09: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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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불두화'/잎 모양이 담장이처럼 갈라져 있다. '북한산국립공원 사패산 원각사에서'>010-06-06>

 

 <▲'불두화'/잎사귀가 담장이 잎처럼 3개로 갈라져 있으면 불두화, 잎사귀가 깻잎 모양이면 수국>  

 

 

꿀. 향기 없어 벌. 나비 안찾아 

모양 불상 닮아 절마다 만개

초록꽃이 희어지고 다시 보랏빛

북에서는 '큰 접시꽃나무'라 불러

 

  메마른 사막의 선인장도, 진흙구덩이의 연꽃도 한 송이의 꽃을 피우기 위하여 긴긴 인고의

세월을 말없이 기다린다. 꽃이란 바로 식물의 생식기관으로서 암수의 화합이 이루어져 씨를

만들어 주는 역할을 한다. 암수가 서로 움직여 짝을 찾을 수 없는 식물의 입장에서는 아름다

운 자태에다 향기를 내고 꿀을 만들어 곤충을 꾀어야 수정이란 단계를 거칠 수 있다. 


 그런데 암술도, 수술도 갖지 않고 꽃잎만 잔뜩 피우는 멍청이 꽃나무도 있다. 자연적으로 생

기기도 하며 사람이 이리 저리 붙이고 떼고 하여 만들어 내기도 하는데 이름하여 무성화(無性

花)이다.

 

 초파일을 전후하여 대웅전 깊숙이 새하얀 꽃이 뭉게구름처럼 피어나는 꽃나무가 있다. 사람

키 남짓한 높이에 야구공 만한 꽃송이가 저들 자신조차 비좁도록 터질 듯한 모습을 보여주는

이 꽃나무가 바로 불두화로서 대표적인 무성화의 하나이다. 자라는 땅의 산도(酸度)에 따라

차이가 있으나 처음 필 때에는 연초록 빛깔이며 완전히 피었을 때는 눈부신 흰색이 되고, 꽃

이 질 무렵이면 연보랏빛으로 변한다.

 

 꽃 속에 꿀샘은 아예 잉태하지도 않았고 향기를 내뿜어야할 이유도 없으니 벌과 나비가 처음

부터 외면해 버리는 꽃이다. 매년 5월이 돌아오면 누가 가르쳐주지 않아도 꽃을 피워야 할 계

절임을 알아차릴 수 있는 '살아있는 꽃'이지만 아무래도 벌과 나비가 없는 불두화는 생명감이

크게 느껴지지 않는 서글픔이 있다.

 

 다행이 그는 부처님과의 인연으로 석화(石花)의 서러움을 조금은 면하게 되었다. 심은 곳의 대

부분이 절간이고 꽃의 모양이 마치 짧은 머리카락이 꼬부라져 나발형(螺髮形)을 이루고 있는 불

상의 머리를 닮았다하여 불두화(佛頭花), 혹은 승두화(僧頭花)란 분에 넘치는 이름을 얻었기 때

문이다.

 

 씨도 없는 불두화의 자손은 꺾꽂이나 접붙이기로 퍼져나가지만 자신의 조상은 누구인가? 그는

바로 백당나무이다. 산지의 습한 곳에서 높이 약3m 정도로 자라는 작은 나무인데 잎은 마주나

끝이 3개로 크게 갈라져서 가장자리에 굵은 톱니가 있다.

 

 꽃은 주먹만한 크기로 작은 우산을 펴놓은 것 같은 꽃차례로 둥글게 달린다. 안쪽에는 암꽃과 수

꽃을 모두 가지는 정상적인 꽃, 즉 유성화(有性花)가 달리고 바깥쪽에는 새하얀 꽃잎만 가진 무성

화가 피어 있어서 달리보면 전체 모양이 마치 접시를 올려놓은 것 같기도 하다.

 

 이런 백당나무에서 돌연변이가 생겼거나 사람들이 인위적으로 수꽃만 달리게 육종(育種)한 것이

바로 불두화이다.

 

 북한에서는 백당나무를 접시꽃나무, 불두화를 큰접시꽃나무라고 부른다. 일찍부터 한글전용을 하

여온 북한은 아름다운 우리말 식물이름을 많이 만들었지만 백당나무나 불두화가 북한이름보다 꼭

나쁜 이름이라고는 생각되지 않는다.

 

 그러나 제주도에 자라는 나무 중에 중대가리나무란 이름이 있는데 북한 이름은 머리꽃나무이다. 통

일의 그 날이 오면 이런 이름들은 그대로 우리가 따라야 할 것 같다.
 

<박상진 교수의 나무 이야기>

 

 

   <▲'산수국'/잎 모양이 깻잎 모양이다>

 

<▲'산수국'/잎 모양이 깻잎 모양이다>09.06.06

 

 

<▲'백당나무'/ 백당나무에서 돌연변이거나 사람들이 인위적으로 수꽃만 달리게 육종(育種)한 것이 불두화라고. 과천 서울대공원>2009.05.17

 

<▲'백당나무 열매'/이파리를 보면은 불두화와 비슷한데 불두화는 열매를 맺지 못하는 무성화>2009.10.11. 삼각산 화계사에서>

 

 

 <▲'나무수국'>

 

 

 <▲'나무수국'>