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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모롱이 저편
문태준
산모롱이 한 굽이 돌아 당신을 만나러 간다. 당신의 희
미하고 둥근 눈썹을 예전에 내가 어루만지기나 하듯이
꺼져가는 달을 어루만지는 허공, 저렇게 오래 배웅하는
것도 상처가 될 것이다. 잠깐 눈발이 그쳐 있다. 산새
가 다시 운다. 울음이 성성하다. 나와 당신 사이에 싸락
눈에 묻힐 산모롱이가 한 굽이 있다.
-시집『맨발』(창비, 2004)
2012-10-11 목요일 23시 44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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