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금은♠시를 읽어야 할 시간

달을 빚는 남자 / 김선영

흐르는 물(강북수유리) 2012. 10. 12. 12: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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달을 빚는 남자


김선영

 

 

백자 빚던 남자
영원을 길 떠나서
한 백년 후 흙으로 부서졌네


죽어서도
생전에 빚던
둥근 달을 꿈꾸고 있었네


환한 꿈 위에 풀꽃이 피고
벌레가 울고
어느 날
한 소년이 닿아 왔네


분홍 흙이 된
백자 빚던 남자의 가슴을
곱게 반죽한 뒤
달을 하나
토해 놓았네
 

소년은 끌리듯
귀에 대고 들었네
곱게 내쉬는 달의 숨소리를
백자 살에서
아득하게 뛰는
심장 뚜는 소리를

 

     

 

-월간『현대시학』(2012, 9월호)
2012-10-12  금요일 12시 39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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