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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떤 말이 조사로 판단되면 예외 없이 앞말에 붙여 쓰면 됩니다. 문제는 조사 중에는 '이, 가, 을, 를, 에서, 으로' 따위처럼 많은 사람이 조사임을 알 만한 것만 있는 것이 아니라는 점입니다. 조사인데도 조사가 아닌 줄 알고 잘못 띄어 쓰는 경우와 조사가 아닌데도 조사인 줄 알고 앞말에 붙여 쓰는 경우가 종종 눈에 띕니다. 조카가 나에게 "삼촌은 비 내리는 소리가 좋으세요?"라고 물었다. 사람들은 "사람 살려!" 하고 울부짖으면서 마구 뛰어나왔다.동생은 "형아,놀아 줘." 하면서 종종 따라다녔다.
'라고'는 앞말이 직접 인용되는 말임을 나타내는 격 조사입니다. 그러므로 반드시 앞말에 붙여 써야 합니다. 반면에 '하고'는 앞말을 인용할 때 쓰이는 것은 같지만 조사는 아닙니다. 동사 '하다'의 활용형입니다. 이런 용법으로 쓰일 때의 '하다'는 주로 '하고' 형태를 취하지만 '하면서, 하니까, 하는데……' 등등과 같이 다른 형태로 쓰이기도 하는데, 이는 조사라면 일어날 수 없는 현상입니다. 따라서 '인용'이라는 기능은 같을지라도 '라고'는 조사이므로 붙여 써야 하고, '하고'는 동사이므로 띄어 써야 하는 것이지요. 이 사업은 우리 군의 지역 발전을 위해서입니다.일요일 아침 잠을 깬 것은 9시가 넘어서였다.
위에서 조사는 활용, 즉 형태가 바뀌는 일이 없다고 했습니다. 그런데 '이다'만큼은 예외입니다. 앞말이 서술어 역할을 하게 해 준다 하여 '서술격 조사'로 불리는 '이다'는 활용을 하는 유일한 조사입니다. 즉, '이고, 이므로, 입니다, 이었다, 이에요' 등과 같이 다양한 형태로 실현될 수 있다는 뜻입니다. 바로 이런 점 때문에 간혹 '이다'를 용언으로 판단하여 앞말과 띄어 쓰는 경우가 있습니다. 그러나 조사는 예외 없이 붙여 쓰므로 '이다'가 어떤 형태로 쓰이건 관계없이 반드시 앞말에 붙여 써야만 합니다. 집에서만이라도 제발 편히 쉬게 좀 내버려 둬. '집에서만이라도'에는 조사 셋이 연이어 쓰이는 바람에 한 어절이 꽤 길어졌습니다. 이렇게 어절이 길어지면 '집에서만 이라도'나 '집에서 만이라도'처럼 중간을 끊어서 써야 하는 것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들 수도 있습니다. 하지만 조사는 띄어 쓰는 일이 없으므로 아무리 여럿이 연이어 나오더라도 모두 앞말에 붙여 써야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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